19살 여름,
자신을 둘러싼 비루한 현실에서 탈출을 꿈꾸던 지효와 민준.
두 상처받은 순결한 영혼은 서로를 알아보고,
이내 강렬한 사랑에 빠져든다.

푸른 계곡, 깊은 산자락의 초라한 오두막이 그들의 낙원(樂園)이었다.
그저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만이 유일했던 두 사람의 완벽한 유토피아(Utopia).

그러나 그들을 둘러싼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원하지 않던 이별을 해야 했던 어린 연인.
그리고 11년의 세월이 흘러 그들이 다시 만났다!
“지효야, 난 너 없인 살 수 없어.”
“아니, 넌 나를 버렸어. 이제 다신 내게 다가오지 마.”


어젯밤은 지난 11년 동안 지긋지긋할 정도로 반복해 꾸던 비참한 꿈과 달랐다.
꿈속에서의 그녀는 언제나 냉정하게 그를 떠났고, 다시는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죽음과도 깊은 좌절 속에 잠을 깨곤 했다.
그러나 간밤에 그들은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고,
지금 역시 그가 사랑하는 유일한 여자와 함께 있다.
이것은 현실이다.

참을 수가 없어 품 안의 작은 몸을 으스러지도록 강하게 안았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거친 짐승의 입에서 마지막 나온 구애의 속삭임은
오랜 세월 가슴에 담아 두고 차마 부르지 못했던 그 이름이었다.

“지효야…….”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안에 흐르는 피가 무엇인지를.
그녀가 사랑하는 이는 죽음을 맞는 운명을.
또 다시 그를 잃어야 한다면, 이제는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거부도 선택도 할 수 없는 길. 신의 사랑을 받는 자. 그리고 버림받는 운명. 신병(神病)!

신은 신병을 앓는 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반드시 앗아간다.

에드가(신윤희)

완결하지 못한 첫 글의 아픔을 딛고 처녀작 <그녀를 위해>를
완성한 후, 혼자서 좋아 죽는 왕초보 글쟁이.
사랑하는 두 남자와 경기도 어딘가에 거주하고 있다.
평생 로맨스를 꿈꾸다 마침내는 스스로 글을 쓰기 시작한 아줌마.
‘내게 있어 로맨스는 판타지(Fantasy)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작가 연합 ‘깨으른 여자들’에서 기거 중.

‘에드가(Edgar)’라는 필명이 혹시 ‘에드가 알렌 포우’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에드가 브라이스, 혹은 미게르 차베스라고 불리는 남자의 이름에서
따온 거예요. 제가 궁극의 로맨스라고 생각하는 ‘바이스(Vice)’라는
작품의 남자 주인공이죠. 언제가 에드가를 능가하는 멋진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출간작

그녀를 위해
그대라서 다행입니다

출간예정작/
데킬라 선라이즈
Merci La Vie!(고맙다, 인생아!)

-꼭 기억해. 무슨 일이 있어도, 만약에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마지막 기차가 떠나는 그 시간에 반드시 역에서 만나는 거다, 지효야.



-약속? 내가 언제 너랑 약속했던가?

자신에게 씌워진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지효는 온 힘을 다해 달려갔다.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내달리는 몸 위로 굵은 땀방울이 눈물처럼 흘러내렸다.
11년 전 지효는 그렇게 혼자 역으로 달려갔다.
그것만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나 늦었지?”

그러자 지효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 대합실 벽에 걸린 시계는 이미 9시를 넘어선 지 한참이었다.
“미안해.”
탁하게 갈라진 목소리가 허무하게 허공에 흩어졌다.
또다시 지효가 고개를 내젓자, 민준은 가슴 속에서 뜨거운 덩어리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한 가지였다.

“미안해. 지효야, 정말 미안해…….”

자신이 했던 거짓말들을 도로 주워 담고 싶다.
그녀를 아프게 했던 그 말들.
지효를 상처 내고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제 가슴을 난도질했던 그 말들을.

“괜찮아. 너 왔잖아. 언제든, 어디든 나와 함께 가겠다는 약속,
이렇게 지켰으니까 됐어, 민준아.”


1권 목차

#프롤로그
#1. 소년, 소녀를 만나다
#2.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3. 안개처럼 스며든다
#4. 때로 거짓은 진실보다 힘이 세다
#5. 그 여름의 기억
#6. 그녀의 세상
#7. 소녀, 소년을 만나다
#8. 나쁜 피 -Mauvais sang-
#9. 그들만의 낙원
#10. 불안은 안개처럼 스며든다
#11. 지옥의 밤
#12. 꺼지지 않는 불꽃
#13. 4주간의 유예
#14. 변하지 않는 사랑

2권 목차

#15. 내 심장이 너를 원한다
#16. 신들의 섬
#17. 약속
#18. 달의 밤
#19. 애별리고愛別離苦
#20.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
#21. 거부할 수 없는 사랑
#22. 애원哀願
#23. 다시 그대가 떠난다면
#24. 살아가는 이유
#25. 흰 꽃, 소화素華
#에필로그: 그리고 그들은
#외전. 꽃이 지던 날
#참고 문헌
#작가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