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경력 無(무), 서툴면서 능숙한 척하는 유치찬란한 사회초짜 스무 살 김겨울.

진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장난스럽고 능글맞은 변태 사장 서민준.

사랑 앞에서 한없이 유치해지고 어려지는 두 사람의 겨울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한겨울, 나랑 연애하자.”
“내가 왜요? 사장님은 양심도 없어요? 나는 이제 스무 살이고, 사장님은 벌써 서른 살이잖아요. 내 또래에 멋있고 잘생긴 팔팔한 애들 놔두고 내가 왜 사장님처럼 아저씨 같은 사람이랑 연애를 해요?”
순간 민준은 할 말을 잃었다.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겨울의 얄미운 표정에 당장이라도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겨울의 말처럼 양심이 없는 것 같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겨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이 즐거운 건 한겨울뿐이었다.

“사장님. 나 좋아해요?”
“좋아해.”
“흐음……. 근데 어쩌죠? 사장님은 날 좋아하는데, 나는 사장님 안 좋아하거든요.”

서 민 영
필명 : 서 영

빨간색, 숫자 3, 알파벳 S에 미친 AB형의 평범한 여자.

출 간 작
「여자나이 서른셋, 결혼은 늦었고 죽기엔 이르다」
「불같이 차갑게 얼음같이 뜨겁게」

출 간 예 정 작

「그들만의 천국」- 다인북스
「슈가파우더」
「솔로는 물에 빠져도 구해줄 사람이 없다」

“이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는 걸 보니, 꽤나 여유로운가 보네.”
“왜요? 사장님은 떨려요?”
“……뭐?”
“나는 여유로운데, 사장님은 떠시는 것 같아서요. 아닌가? 맞는 것 같은데. 우리 지금 이 자세…… 처음 아니잖아요.”

민준이 움찔하는 것이 겨울에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대놓고 유혹을 하는 것처럼 눈을 반쯤 감은 채 혀를 내어 입술을 핥는 겨울은 순진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고, 민준의 눈에는 오히려 매혹적이기까지 했다.


<작가 후기>

# ‘그 남자의 겨울’을 마치며...
사랑 이야기를 쓰면서 저는 늘 같은 생각을 합니다. 현실에서의 사랑도 소설 속의 사랑처럼 대부분 해피엔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이리저리 튀면서 흘러가는 게 현실이고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지도 모르구요. 저 역시 사랑을 하며 사랑 이야기를 쓰기 때문에 더 행복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막상 민준의 캐릭터가 제 남자라고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겠네요.^^ 어른인 것 같지만 마냥 어른도 아니고, 장난을 잘 치고 제멋대로 굴긴 하지만 마냥 아이도 아닌, 호감은 가지만 마음이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가끔씩 겨울이가 부러웠습니다. 모든 신경을 겨울 한 여자에게 집중하는 남자, 자신감으로 쟁취하는 사랑 앞에 당당한 남자의 전부가 되었으니까요. 사랑 앞에서 자존심 세우고 토라지고 유치한 말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글을 쓰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사건으로 민준을 괴롭힐까, 오늘은 또 어떤 말로 겨울의 약을 올릴까.
민준과 겨울이 세상의 빛을 봄으로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쁩니다.
-작가의 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