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이 재경의 볼을 살짝 꼬집고는 한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사랑스런 여자였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면 그의 가슴에선 피눈물이 흐르는 것처럼 아파왔다. 다시는 울게 하고 싶지 않았다. 민준은 평생 그녀의 초롱초롱 맑은 눈에서 눈물을 뽑는 일은 절대 만들지 않을 거라고 다짐, 또 다짐을 했다.

가끔씩 전해지는 전율이, 그의 몸에서 나는 향긋한 인간적인 냄새가, 무엇보다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저 선한 눈빛에 점점 매료가 되어가고 있었다.

“볼에다 뽀뽀해도 돼?”
“으잉? 그건 아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쪽’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입맞춤을 한 민준이 방긋 웃으며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숨 막혀요!”
“잠깐만……. 잠깐만 이렇게 있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재경은 아찔한 현기증이 나자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서우 지음
필명 : 가을숲사랑

쌍둥이자리 A형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꿈꾸고 글을 쓰지 않으면 무기력해지는 여자
바다를 사랑하고 청명한 하늘과 비를 사랑하는 여자
누구의 아내가 아닌, 누구의 엄마가 아닌 여자로 불리고 싶은…….
하지만 남편과 두 아이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평범한 엄마랍니다.

출 간 작
「그녀에게 매료되다」
「내 소중한 단 한 사람」
「애증(愛憎)」

출 간 예 정 작
「아픔 뒤에 피는 사랑」
「세 여자의 삶과 사랑」

“우리…….”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민준과 계속해서 등지고 있는 재경……. 두 사람 사이에 긴 정적이 흘렀다.
재경은 마치 쇳덩어리를 얹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무거웠다. 민준이란 남자로 인해 가슴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와 한 공간 안에 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그가 다시 어떤 말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꼼짝도 하지 않고 버티고 서 있는 것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저기……. 괜찮다면 맥주라도…….”
“밥도 안 먹고 맥주를 마시자고요? 우리 둘만요?”
서둘러 돌아선 재경이 아무렇지 않게 뱉어냈다. 조금은 퉁명스럽게……. 조금은 경계를 하며 그를 대하고 있었다. 그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포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모양이었다. 조금의 기대감이 그의 눈빛에 서려 있었다. 딱 잘라 말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들만 여행 온 거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런 식의 대시는 사양할게요. 부담스러워요. 먼저 갈게요.”
말을 마친 재경이 쏜살같이 민준을 지나 모래사장을 뛰어갔다.
흩날리는 그녀의 긴 머리카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향기가 코끝에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아득하니 정신이 멀어졌다. 희미하게 정신을 잃을 만큼 그녀에게 점점 더 매료되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