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좋아, 너는 내 첫사랑이니까.
하지만 그뿐이야. 어른의 사랑이라는 벽을
뛰어넘을 수 없어.
그러니까 잘난 듯이 말하지 마!

10년 후에 돌아온다, 너 기다려.

요즘은 남자친구가 입대한다는 말에 이별을 통보하는 시대라는데, 내가 널 10년이나 기다려야 하니? 좀 억울해! 그리고 너…… 나한테 유학 간다고 상의하지도 않았잖아!

강활의 폭탄선언에 화가 난 예은은 기다리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결국 10년을 기다린다.
성춘향이 이몽룡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기다렸지만 그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다.
그리고 이제야 꽤 괜찮은 남자, 재일 씨를 만났는데…… 왜 지금에서 나타난 거니?
그리고 왜 나를 욕하니!

최강활, 네가 상처 받은 만큼 나도 화났다고!

김은영.

<사랑해요, 내 사랑> 출간

“반대는 싫다지. 반대어 몰라?”
“그렇기는 한데…… 난 싫다는 말은 못하겠어서. 좀 야박해 보이잖아.”
“오호, 너 엄청 착한 애였구나?”
짝짝짝! 박수까지 치면서 웃던 강활은 반가운 듯 이렇게 물었다.
“그럼 넌 싫은 게 전혀 없는 거네?”
“전혀는 아니고 그냥 별로야.”
그녀가 수줍게 웃자, 그는 어깨를 털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뭐야…… 어중간하긴 하지만 너 같은 애가 있어야지, 나 같은 놈도 나쁜 놈이라는 말을 덜 듣겠지?”
“네가 나쁘다니?”
“……내 안에는 악마가 있거든.”
강활은 그렇게 말하며 키득 웃었다. 순간이었지만 그의 눈빛에서는 소름이 돋을 만큼 강한 불빛이 번쩍했다.
“그 악마는 나한테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속삭이기도 하고 너하고 입을 맞추라고도 해.”
“입을 맞춰?”
그녀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갑자기 그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다. 뒤로 물러설 틈도 없이 입술이 잡히고 그의 품에 꼼짝없이 안겨버린 그녀는 “웁, &#54997;!” 하고 비명 섞인 신음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강활은 예은이 저항할 때마다 빠져나가지 못하게 팔에 힘을 줬다. 그리고 집요하게 키스를 해댔다.
첫 키스인데 캄캄한 어둠에 잠긴 학교에서 하게 되니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단둘이 있지만 누가 보면 어쩌나 싶어서 얼굴을 붉히며 초조해 하는데 강활이 키득 웃으며 입술을 뗐다.
“뭐야, 너 쫀 거야?”
“무, 무슨 짓이야!”
예은이 손으로 입술을 문지르며 쏘아붙였다.
“키스한 거잖아.”
“그러니까 왜 하는데!”
“악마가 시켰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