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결혼은 안 해요.

업무를 보기 위해 제이크 헌트의 목장에 방문한 캐시디. 그녀는 제이크를 처음 본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다. 하지만 몇 주 뒤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

모린 차일드

캘리포니아 남부 출신의 모린 차일드는 비가 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집 안에 틀어박혀 독서에만 심취한다. 열성적인 독자였던 시절을 접고 이제는 어엿한 로맨스 소설가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는 모린은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는 두 자녀에게 집을 맡겨 두고 남편과 함께 여행을 떠나곤 한다. 또한 그녀는 역사 로맨스를 쓸 때에는 캐슬린 케인이라는 필명을, 할리퀸 로맨스를 쓸 때는 모린 차일드라는 필명을 쓴다.

“자기 전에 밀린 일이나 할까 싶네요.”

일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으면서 그녀는 속삭이는 소리로 말했다. 그의 체열이 뻗어 오는 게 느껴져 그녀는 몸을 기울이고 고개를 젖혀 그의 얼굴이 점점 더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게 최선인 것 같군.”

그가 말하고 시선을 그녀의 얼굴 너머로 옮겼다가 다시 그녀의 눈으로 돌아왔다.

말하지 않아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대개는 그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욕정이 건재하게 살아 있었고 방 한 귀퉁이에서 펄떡펄떡 뛰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 불꽃이 지글지글 끌어 탁탁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건 정말 안 좋은 생각이 될 거예요.”

캐시디는 목전에 둔 키스가 기대돼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틀림없지….”

그가 공감하더니 그녀의 입술에 자기 입술을 포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