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은 없어.

이혼 전문 변호사 리드 허드슨의 앞에 갑자기 아기를 데리고 나타난 생면부지의 여인 릴라 스트롱. 그녀가 데리고 온 아이의 정체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생, 스프링의 딸이었다. 리드는 갑자기 생긴 조카를 돌보기 위해 릴라를 고용하고자 하는데….

모린 차일드

캘리포니아 남부 출신의 모린 차일드는 비가 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집 안에 틀어박혀 독서에만 심취한다. 열성적인 독자였던 시절을 접고 이제는 어엿한 로맨스 소설가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는 모린은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는 두 자녀에게 집을 맡겨 두고 남편과 함께 여행을 떠나곤 한다. 또한 그녀는 역사 로맨스를 쓸 때에는 캐슬린 케인이라는 필명을, 할리퀸 로맨스를 쓸 때는 모린 차일드라는 필명을 쓴다.

“보수는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주겠소.”

릴라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리고 짧게 헛웃음을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마치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파는 물건이 아니에요.”

“당신을 사겠다는 게 아니오. 1주일 혹은 2주일 정도만 고용하고 싶다는 것이지.”

“참 오만하시네요.”

“이건 오만한 게 아니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오. 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오. 당신이 아이를 좀 더 돌봐 주길….”

“로지라고요.”

“…바라는 것이오.”

그는 그녀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잘린 말을 끝맺었다.

“내가 고용한 사람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확인할 때까지만 도와주시오. 정 싫으면 저 아이를 그냥 두고 지금 돌아가도 좋소.”

그녀가 정말로 아기를 그대로 두고 가 버릴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 그녀도 아이가 제대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이 아이를 보호하고 싶어 하는 본능을 최대한 이용할 작정이었다.

리드 허드슨은 항상 자신이 원하는 것은 모두 손에 넣는 사람이었다. 지금 릴라 스트롱 그녀를 포함해서 말이다.

“알겠어요.”

마침내 릴라가 대답했다. 그녀는 여전히 커피 테이블 주변을 뒤뚱거리며 신나 하는 아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돈은 받지 않겠어요. 나는 대여하는 물건이 아니니까요. 로지를 위해서 그렇게 하겠어요.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