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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 배수아.
그녀의 또 다른 이름은 ‘국민 신데렐라’다.
사람들은 그녀의 동화 같은 삶에 열광하며,
그녀를 사랑하고 갈망하지만 그녀에게 있어
신데렐라의 마법은 저주이고 빌어먹을 속박일 뿐.
어느 날, 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난 검사, 이청신.
기 대표에게 속은 수아는 그의 앞에 초라한 꼴로 서게 되고.
“기정균은 날 성상납 받은 검사로 만들 계획입니다.”
위기의 순간, 청신은 수아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는데.
“그래서요?”
“연애하자고요.”
이제, 그녀의 유리구두가 깨지기 시작한다.
이혜위
인터뷰나 방송에서 누가 수아의 가정사를 들먹이고 나면, 회사는 꼭 수아가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시켰다. 몸이 많이 아플 때 투어를 돌게 한다거나, 수아가 정말 싫어한 드라마에 강제로 투입시킨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수아는 갑작스레 잡힌 인터뷰가 기 대표의 술수란 걸 본능적으로 눈치챘다.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대중 앞에서 네 비밀이 다 까발려질 거란 위협을 그딴 식으로 에돌려 하는 것이다.
기 대표와 수아의 관계는 완벽하게 상하 혹은 주종으로 굳었다. 그러니 수아 앞에서 잔머리 굴릴 필요가 없는 인간이 왜 굳이 그렇게 하겠느냐 하면, 그게 무엇보다 효과적이니까. 기 대표는 누구보다 잔인한 성미이다. 좀 귀찮아도 남을 강력하게 제압하려면 뭐든 했다.
매니저는 기 대표가 사고로 의식을 잃었다고 하지만, 그 집요하고 운 좋은 인간이 그럴 리가 없다. 그냥 쓰러진 척을 하는 거겠지. 침대에 누워 자기 머리에 드리운 위기의 그림자로부터 어떻게 벗어날지 고민 중일 거다. 아마도 옛날부터 그랬듯, 날 어떻게 써먹을 생각을 하고 있겠지.
이번엔 또 무슨 짓을 시키려 들까?
수아는 오래 경계하다가, 달콤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푼 물에 몸을 녹였다. 기 대표가 지시하는 건 주로 무리한 활동이었고, 이곳은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별장이었다. 그러니 뭘 시키더라도 별장 밖에서나 시킬 거라고 생각했다.
어깨며 목 뒤에 딱딱하게 뭉쳐 있던 피로가 따뜻한 물에 녹아내리자, 매니저 말대로 정말 그냥 쉬게 해 주려는 건가 싶은 낙관까지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럼 아까 인터뷰어는 그냥 아무 꿍꿍이 없이, 순전히 궁금해서 그런 질문을 한 거였나?”
조그맣게 옹알대며 몸에 가운을 걸쳤다. 그리고 침대가 있는 하나뿐인 방으로 들어섰다. 고되고 긴 드라마 일정을 끝마치고도 바로 쉬지 못했기에 어디에라도 눕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하지만 침실 문턱을 넘어서고 나서는 그런 맘이 손끝 발끝으로 쏜살같이 내달려, 남김없이 빠져나갔다. 몸이 하얗게 식는다. 누우려던 침대 옆엔 웬 남자가 서 있었다. 수아가 힘없이 웃었다.
“그렇게 보고 싶어 했는데. 내 소원이 이루어졌네.”
중얼거리며.
그 남자였다. 이청신. 내 지옥 같은 세상을 쪼개 줄 최초의 희망이고 균열이라고 잠깐 여겼던 존재.
“기 대표. 자기 봐달라고, 날 검사한테 판 거야? 어쩐지. 너무 아무 일도 없더라.”
그리고 너무너무 이상하더라. 내 인생이 좋아질 리 없는데. 내 앞에 희망이 떨어질 리 없는데…….
“뭐 해요. 얼른 하고 끝내요.”
비참하고 화가 났지만, 기 대표의 협박 앞에 무릎 꿇지 않았다간 생길 일이 무서웠다.
“자자구요, 나랑. 그러려고 온 거잖아.”
어차피 나는 온몸을 내 맘대로 못 하는데, 속 좀 내주면 뭐 어때.
수아는 무서움에 잡아먹혀 자기 자신을 버린 채 가운을 벗었다. 물기 어린 하얀 몸이, 이제 겨우 두 번째로 보는 남자 앞에 활짝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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