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찌 저리 예쁠까, 속이 깊다 못해 바다다.

승우는 어느새 이곳에 온 목적까지 망각할 만큼 그녀의 매력에 쏙 빠져들었다.
더러운 작업복에 긴 머리를 틀어 올렸지만 그녀가 발산하는 순수하고 맑고 깨끗한 청량감은 강렬했다.

그렇게 부대끼던 승우의 마음을 단박에 씻어내 버릴 만큼.

필명; 이선혜 혹은 블랙.

한때 블랙위도우로 활동,
카사노바&쇼걸(전2권)을 시작으로 회색겨울, 미운정, 고운정을 출간.
현재 콩쥐 완결후, 뻔뻔한 남자를 피우리 개인 카페에서 연재중이다.

“근데요, 자꾸만 욕심이 나요. 이대로 당신 보내고 싶지 않아.
이런 내가 질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나 정말 당신 보내고 잘 살 자신이 없어.
나, 정말 당신 쿨하게 보내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야, 정말, 아니야.”

승우는 하늘을 와락 안아버렸다.
완강하게 저항하지 못하고 미적거린 저 때문에 하늘이 상처를 받아버렸다.
미안했다.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럽다.
어느새 승우의 목소리에도 물기가 스며들었다.

“나 보내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러니까 하늘아, 나 놓을 생각 절대로 하지 마.
네가 나 놓으면 난 이제 갈 데도 없다.”

하늘은 대답 대신, 더 서럽고 아프게 울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