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를 좀 하고 싶은데.”
“그러실 필요 없는데요.”
“당연히 사례를 해야지. 원래 내가 빚지고는 못 살거든.”

착한 일 한번 해 보자고 마음먹은 것이 실수였을까.
잊고 간 물건을 가져다준 사람에게
초면부터 반말하는 건 둘째치고
싫다는데도 굳이 사례를 하겠노라 우기는 이 황당함이라니.
그녀는 조금 전, 외모를 통해 유추한 남자의 성격 중
고집스러움과 집요함에 각각 레벨을 높이고
무례함과 과시욕이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예요?”
“글쎄. 나도 그게 궁금해서 지금부터 생각해 보려고.”

엉뚱한 대답과 근거 없는 뻔뻔함이 일상인 남자.
그리고 그런 남자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고 만 여자.
평범한 장소에서 평범하지 않은 느낌으로,
그렇게 두 사람의 봄은 시작되었다.


<단발까까에서는 발행일기준2개월內 신간을 정가30%에 현금매입 합니다.>

요셉

서울 태생, 밤 夜(야), 여우 狐(호)를 쓰는 야호입니다.
그림 그리는 걸 글 쓰는 것만큼 좋아하는 '야'한 '호'랑이.
소심한 B형. 물병자리. 강아지보다는 고양이.
어쩔 수 없는 당연함과 싸워 이기고 싶은 여자.
신영미디어에서는 '야호(夜狐)',
로망띠끄에서는 '밤여우야호'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

블로그 : (Blue Smock) http://laim82.blog.me

▶신영미디어 출간작
〈포식자의 다섯 번째 손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