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하기 위한 조건들

첫째, 그에게 사랑을 요구하지 않는다.
둘째, 그가 바라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케이트는 임신을 해 버린다. 자, 이제 어떻게 한담? 드레이크에게는 사랑을 요구할 수 없다. 결혼도 아이도 그에게는 먼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두 번째 조건을 지키기로 한다. 바로 그를 떠남으로써….

사랑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수잔 네이피어 (Susan Napier)

발렌타인데이에 태어난 수잔은 뉴질랜드에서 기자 활동을 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신문사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두 아이를 낳고 영화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첫 번째 로맨스 소설을 탈고했으며 글을 쓰지 않을 때에는 책을 읽거나 요리하는 것을 즐긴다.

▶ 주요 발표 작품
W-76 침묵 속의 밀어 / W-88 골짜기의 백합
HQ-32 베일에 싸인 숭배자 / HQ-60 내겐 너무 평범한 그녀

“한잔 권해 주지 않겠어?”

“이 집에는 술이 없어요.”

“그럼 커피라도.”
드레이크가 손을 뻗어 케이트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그의 엄지가 순간 그녀의 귓불을 스쳤다.
“우리가 외출에서 돌아오면 항상 이런 식이 아니었나?”

아니. 항상 침대로 가는 식이었지, 사랑을 나누러. 그녀의 동공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분홍빛 입술이 벌어지고 하얀 셔츠 안에서 가슴이 들썩거렸다.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요.”
그녀가 엇박자를 냈다.

“좋지. 깨어 있는 게 좋아.”
그가 속삭이면서 천천히 머리를 숙였다. 그의 허벅지가 그녀에게 닿아 화들짝 물러서는 바람에 등 뒤로 열린 문이 닿았다.
“내가 이렇게 할 때 당신이 졸지 않았으면 좋겠어….”